제가 미국에 와서... 너무 극심한 우울증과 자살충동에 시달렸을 때
했었던 일 중 하나가 바로 옛날 드라마를 보는 거였어요.
80년대, 90년대 드라마를 보다보면 나의 부모가 살았던 시대상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시도였지요.
가장 좋았던 드라마는 '아들과 딸'이에요.
저희 어머니께서 남동생에게 밀려 대학을 못가셨어요.
그래서 그 한을 저에게 풀려고 하셨고... 그런 엄마를 이해하려고 보았던 드라마예요.
근데 볼 수록... 서럽고 차별받고 구슬픈 후남(김희애)이 아니라
악다구니를 쓰고, 무슨 일만 생기면 후남이만 원망하는 악의 축, 정혜선이 우리 엄마같더군요.
그래서 이 드라마를 보고 아... 차별 받고 자란다고 다 우리엄마처럼 되는 건 아니네? 생각이 들었어요.
아무튼.. 이 드라마는 전형적인 역기능 가족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런 개념도 몰랐을텐데, 작가는 어찌 잘 만들어놓았는지요.
사람좋지만 무능하고 학대자 엄마를 방관하는 한량 아빠, 백일섭 (딱히 돈도 버는 게 없음.)
아들 귀남이 완벽하다고 믿고, 모든 문제는 다 똑똑하고 야무진 후남이 탓이라며 구박하는 엄마, 정혜선
친정 부모님을 돌보고, 차별받는 후남이의 편이 되어주고, 귀남이가 고시 공부할 때는 남동생 뒷바라지까지 해주는 큰 누나, 종숙
너무나 똑똑해 아들 귀남의 앞길을 막아버리는 스케이프 고트, 후남(김희애) (똑똑한데 예쁘고, 의지력도 높음)
철딱서니 없지만 애교로 역기능 가족에서 살아남는 막내딸, 종말!
유튜브에서 풀 영상 불법으로 올려놓은 거 있는데 시간 남는 스케이프 고트 분들은 보시는 거 추천이요~
후남이가 잘되니까 어머니가 '잘난 작가 선생 오셨는가?'하며 비꼬는 부분이나,
'네가 잘 된 것은 다 우리집 장남 귀남이가 있어서'라며 주장하는 부분이 압권.
이건 한 집에서 태어난 자매인데...
어머니(김창숙)이 자매인 금주랑 은주를 차별하는 데서 시작되요.
금주는 너무 예뻐해서 없는 형편에 대학원까지 보내고, 집안일 하나 안시키구요.
은주는 똑똑한데 싫어해서 억지로 간호대를 보내 돈벌게 만들고 (아... 눈물이 납니다.)
언니 금주는 작가가 될 몸이라서 집안일도 다 은주 차지입니다.
아들과 딸같은 속시원한 결말이 아니라서 아쉬웠어요 ^^
이것도 유튜브에서 편집해서 1회부터 올려주고 있어서 무료로 보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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