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앓이가 굉장히 일찍 시작되었다.
만으로는 아직 30대 중반이지만...
한국 나이로는 2개월 후 30대 후반이기도 하고.
특히, 서른이 막 넘자마자 미국을 갔기 때문에
미국에서 머무는 시간 동안 나는 20대 후반의 나이에 멈춘 것처럼 살았다.
만으로는 20대 후반이기도 했고.
왠지 외국에 살면 시간이 멈추는 기분이다.
그러다가 한국에 들어오고
지난 1년 동안 질풍 노도의 시간을 겪고
사방이 고요해지니
갑자기 마흔 살이 된 기분이다.
이십대에서 갑자기 사십대가 된 것 같고...
갑자기 모든 것들이 현실로 공포로 다가왔다.
내 집 마련, 자녀 육아, 노후대책과 같은 것들이
이제는 어느 정도 되어있어야만 할 것 같은 조바심이 들었다.
천천히 하면 돼.
자본과 지원이 갖추어져있는 사람들이 1년 만에 이룰 수 있는 걸
나는 3-5년 동안 꾸준히 노력해서 이루면 되는 거야.
이런 마음으로 묵묵하게 앞으로 나아오던 내 삶이 흔들리는 기분이었다.
나의 유일한 아군이었던 "시간"이
더이상 내 편이 아닌 기분이 들면서 공포감이 들었다.
머릿 속의 버퍼링이 너무 심한 며칠이었는데...
겨우겨우 무엇이 두려운 것인지 명확하게 정리할 수 있었다.
하나는 일찍 죽는 것에 대한 두려움.
(남겨진 가족들을 생각한다면 최소한 15년 이상은 살아야한다.)
다른 하나는 늦게 죽는 것에 대한 두려움.
(의료비와 노후자금, 나의 수발을 들어주어야할 자녀들의 부담.)
이 두려움에 대한 대비를 아주 미약하게나마 하면 괜찮지 않을까?
지금까지 이룬 것이 없다고 불안해하고 미래를 불안해하느니 말이다.
정신을 차리고 나는 어떤 준비를 해놓았나 보았는데
아무 것도 준비를 해놓지 않아, 나 스스로 참 민망했다.
그냥 어영부영 미루고 있던 국민연금 추납부터 시작했다.
국민연금은 도움이 안된다고 하지만
일단 나의 목표는 다양한 가늘고 긴 파이프 라인을 구축하는 것이고
이미 한국에서 직장생활하면서 지금까지 부은 것도 있으니 아깝기도 하고
만약 둘째 아이를 낳는다면 (응???)
가입기간을 12개월 추가로 인정해준다고 하니...
가입자 자격을 유지하기로 했다.
홈페이지에서 할 수도 있는데
귀차니즘이 심한 분들은 1355로 전화하여 상담원 연결하고
연결할 때 주민번호만 입력하면
일사천리로 가입을 할 수 있다.
계좌번호도 불러주면 끝!
한국에 있을 때 51개월 동안 납입하였고
여기에 이제부터 이어서 납입하는 것이다.
금액은 월 9만원부터 47만 600원 사이에서 정할 수 있다고 해서
월 9만원으로 정했다.
사람일이란 모르는 건데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하고 싶었고
적은 금액을 길게 납입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내용을 보아서이기도 했다.
어쨌든 소심해서 미래의 나에게 미안한 현재의 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쨌든 지금까지 낸 것과 앞으로 꾸준히 낼 것을 합하면
65세에 현재 물가로 54만 5천원 씩 연금을 받는다고 한다.
턱도 없이 부족하지만
함께 노인이 될 남편 또한 국민연금과 개인연금을 수령할 것이고...
이제부터 내 집 마련을 하여 주택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도 할 것이고.
노인기초연금도 받을 것이니...
집에서 된장찌개, 수제비 만들어 먹으면
어찌어찌 살아질 것 같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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