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언제나 제 생일을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지내왔습니다.
사람들 앞에서 '오늘 내 생일이야' 말도 하지 못했었죠.
생일이라고 들뜬 모습을 보이거나 설레여하는 모습을 보였다가
엄마에게 엄청나게 경멸스러운 눈빛을 받은 적이 있었어요.
그 이후로는 내 생일을 드러내면 안된다고 생각했었으니까요.
생일에 관련된 여러 일화가 있었네요.
초등학교 때, 갓 시집온 외숙모가 저와 동생을 데리고 계곡에 놀러간 적이 있었어요.
(저희 부모님은 저희 남매를 데리고 놀러가준 적이 없어요.
외갓댁 친척분들이 여의도 수영장이며, 드림랜드며, 피자집이며 데려가 주셨답니다ㅎㅎ)
아무튼 실컷 물놀이를 하고 집으로 오는 길에 차 안에서 동생이 '오늘 누나 생일이에요'라고 말한 거예요.
왜 하루종일 말을 안했냐고 물어보셨던 외숙모는 저와 동생을 집으로 데려다주셨습니다.
집에서 씻고 저녁을 먹으려 하는데, 돌아가신 줄 알았던 외숙모와 외삼촌이 다시 집으로 오시더라구요.
이렇게 생긴 옛날 버터크림 케잌을 들고 말이에요.
아이들이 말을 안해서 하루종일 몰랐다고 엄마에게 말하시면서요.
그렇게 다함께 모여 생일축하를 했었답니다.
그때는 이게 어찌나 맛있던지요 ㅎㅎ
두번째 일화는 제가 친구들과 내일로 여행을 갔을 때였어요.
여행 기간 중, 제 생일이 끼어있었지만 저는 말을 하지 않았고 그냥 평소처럼 여행을 했습니다.
그런데 제 생일 당일에 친구가 제 내일로 티켓에 나와있는 생일을 본거예요.
(내일로 티켓에는 나이 증명 때문에 생년월일이 나와있습니다.)
왜 생일인데 말도 안했냐고 한 친구는 울기까지했어요....
그날 밤, 친구들이 아주 작은 지방 소도시에서 빵집을 찾아...
이렇게 생긴 모카인지 초코맛이 나는 버터케잌을 사와
야경을 보며 함께 케잌을 퍼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내 생일인 것을 알고 당혹스러워하던... 사람들을 보면서 늘 헷갈렸어요.
왜 미안해하지? 라면서요.
나를 낳아준 부모에게조차 축하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그게 언제나 헷갈렸던 것 같아요.
이제는 확신이 조금 들었어요.
내 생일은 축하받을만하다! 라고 말이에요~
그리고 내 생일은 내가 직접 축하하면 되니까요 ^^
함께 상처받았고 외로웠던 나의 어린시절을 위로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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