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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머 이야기

아이를 갖기가 두려운 분들께...

유튜브 댓글, 코칭하면서 나누는 이야기, 그리고 카페에서 읽는 사연들.

모두 하나같이 제 경험과 생각과 똑같아 놀랄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우리 카페 가족분들도 마찬가지겠지요?

 

결혼과 자녀 계획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사실 저는 결혼 생각이 전혀없었어요.

하더라도 30대 중후반쯤 아주 늦~게 하려고 생각했어요.

아이도 만약 가진다면 마흔쯤 가지지 않을까 생각해서

20대 초반부터 온갖 영양제를 다 챙겨먹었었답니다 ^^

 

막상 결혼을 해서도 아이는 낳기가 싫더라구요.

부모-자녀라는 관계가 너무 싫었어요.

친구 관계, 직장 동료 관계는 나와 맞는 사람을 선택할 수 있고 아니면 정리할 수 있지만...

부모-자녀 관계는 내가 원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서로 맞지 않는다고 해서 헤어지고 새로운 부모나 자녀를 만날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나도 부모에게서 사랑을 받아본적이 없는데,

없는 사랑을 줄 자신이 없었습니다.

 

 

아이 키우는 건 힘들어요. 정말 힘들어요. 이건 부정할 수가 없습니다.

난장판 된 집을 보세요ㅎㅎ

오늘은 어떤 사고를 칠까, 무슨 껀수 없나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아이랍니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며 정말 의외의 순간 저는 위로를 받았어요.

 

 

아이가 밤새 아파서 응급실에 다녀왔어요.

그냥 그것만으로도 저는 너무 위로가 되었어요.

 

저는 아플 때, 부모님이 병원에 잘 안데려 갔어요.

몸살이라도 나면 '네가 죄를 지어서 아픈 것이니 어떤 죄를 지었나 생각해보고 회개를 하라'고 하셨죠.

초등학생이었던 저는 솜이불을 푹 뒤집어 쓰고 땀을 뻘뻘흘리며 내가 어떤 죄를 지었나 생각해봤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도저히 나의 죄가 생각나지 않았어요.

 

그 때 혼자 외롭게 아파했던 어린 저를 다시 만날 수 있었어요.

그리고 마음 속에서 그런 저를 위로해주고 치료해주었어요.

 

 

아이와 함께 놀아주는 남편의 모습을 보며 위로를 받습니다.

 

아이를 임신했을 때, 깨닫게 된 것이 바로 제 친정아빠가 자폐 스펙트럼이라는 사실이었어요.

자녀와 소통하는 법도 대화하는 법도 모르던 아빠였습니다.

항상 자녀들을 방치하고 무관심했던 아빠였습니다.

(물론, 속으로는 많이 사랑하셨지만요.)

 

내가 평생 꿈꿨던 가족의 모습을 비록 내 아빠는 아니지만... 남편을 통해 보게 됩니다.

 

역기능 가정에서 성장한 사람들은 대체 가정을 찾습니다.

비행청소년이 되어 비슷한 상처를 가진 친구들끼리 어울리기도 하구요.

또한 어린 나이에 임신을 하게 되는 경우도 많답니다.

 

우리는 건강한 형태의 대체 가족을 만들어보아요.

반려동물을 키우며 위로를 얻으셔도 충분합니다.

좋은 친구들을 정기적으로 만나셔도 좋아요.

교회나 선교 단체 등에서 친밀감을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두려워하지는 마세요.

결혼과 자녀 양육을 겁내지 마세요.

오히려 가족의 의미를 새롭게 알게될 수도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