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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머 저서/나는 왜 엄마가 힘들까

골든차일드가 되고 싶었던 스케이프 고트 // 나는 왜 엄마가 힘들까 과제 2. 가족의 구조

도서 「나는 왜 엄마가 힘들까」에서는 과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저자인 저도 한 해를 마무리하며 다시 한 번 과제를 해보려합니다 ^^

 

 

 

아이가 이제 내년이면 5살이 됩니다.

요즘 부쩍 저의 6-8살 무렵의 기억이 많이 떠오릅니다.

아이의 모습이 그 맘 때의 저를 자꾸 상기시키나봅니다.

 

 

오랫동안 부정하고 인정하지 않았습니다만 아주 최근에야 인정한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저는 "차별"받았다는 것입니다.

 

 

물론 학업이나 재산 등의 차별은 없었기에 저 역시 차별받았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몇몇 흐릿한 기억들은 무시하며 살아왔습니다. 경제적으로는 개찐도찐이지만 제가 지원을 더 많이 받았거든요. 하지만 이제는 분명히 인지하고 인정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 아침에 저와 동생을 깨울 때면 엄마가 우리 방으로 들어와 (당시 같이 자고 있었음) "Oh my baby~"라며 동생을 부르며 껴앉으며 깨웠습니다. 옆에 누워있던 저는 그 소리를 들을 때마다 저는 동생이 어리니까 그런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고 동생이 당시의 내 나이를 넘겼을 때에도 동생에게만 그렇게 부르며 깨우더라구요.

 

 

제 아이는 남편과 제 손을 양쪽에 잡고 "하나 둘 셋!"하며 점프하며 걷기를 좋아합니다. 그럴 때마다 희미한 기억이 자꾸 떠오릅니다. 아빠와 남동생, 엄마가 그렇게 손을 잡고 걸어가고 몇 발자국 뒤에서 제가 쫓아가던 어느 날을 말입니다. 할아버지 생신을 맞아 시골집으로 향하던 길이었지요.

 

 

동생은 일찌감치 엄마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실망과 좌절을 준 탓에 비교적 이른 나이에 골든 차일드의 자리에서 쫓겨났습니다. 초등학생 때부터 부지런히 각종 경시대회 상장을 받아 집으로 나른 제가 골든 차일드로 승격할 기회를 얻게 되었죠. 저는 학원을 다닌 적도 없고 그저 주먹구구로 공부했고 입시전략도 모른채 그저 성적에 맞지도 않는 대학 입시를 준비하느라 수능 방향이 엉망인채로 그렇게 청소년기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왜인지 공부를 해야한다는 압박이 있었어요. 시험날 아침을 맞는 악몽을 꾸는 것이 일상이었고... 서른에는 대학원을 다녀야한다는 알 수 없는 내면의 압박으로 그냥 토플 공부를 하고 페이퍼를 쓰며 이유없는 대학원 입시를 치르기도 했습니다.

 

 

공부는 내가 살수 있는 유일한 방어였던 거예요. 내가 학대받지 않고 버림받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방패막이었지요.

 

 

그래서인지 저는 제 아이에게 공부를 잘 가르쳐주지 않아요. 책은 읽어달라고 사정하면 겨우 마지못해 읽어주고 그냥 유튜브나 TV나 보고 놀게하거나 망둥이처럼 들판을 뛰어다니게합니다. 또래보다 가위질도 색칠공부도 못하고 수개념도 약하지만 그 강박을 주고 싶지가 않아서 본인이 하고 싶다고 해야 마지못해 하게 해줍니다.

 

 

골든차일드가 되기 위해 몸부림쳤던 저의 30년 인생을 위로해봅니다. 공부 못해도 괜찮아. 본인 밥벌이만 하면 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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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엄마가 힘들까

‘엄마’라는 성에 갇힌 딸을 위한 본격 탈출 지도 『나는 왜 엄마가 힘들까』는 늘 엄마에게 이유 없는 죄책감과 책임감을 느끼고, 한편으로는 낮은 자존감과 극도의 불안에 시달리며 고통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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