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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머 이야기/유튜브.퍼스널브랜딩

1인 지식기업 │ 부분 유료화를 결정하고 준비하며... (무료로 줄 때와 유료로 줄 때)

한 1인 기업가분께서 처음 상담을 시작할 때 이야기를 올렸다.

무료로 진행했던 상담이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아침 일찍 KTX를 타고 약속 장소로 이동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KTX안에서 문자를 받았다.

상담을 받기로 한 분이 급한 일이 생겼다며 약속을 취소한 것이다.

그 이후로 유료로만 상담을 진행한다고 한다.

좋은 마음에서 시작한 무료 상담은

상담해주는 분의 노하우와 경험 뿐 아니라 시간과 에너지, 교통비까지 모두 "공짜" 취급만 당하고 끝났다.

 

 

나 역시 좋은 마음에 유료 코칭에 버금가는 대화를 나눈 적이 많다. 오히려 무료로 제공했을 때, 자신이 검색해볼 수 있는 정보조차 하나에서 열까지 하나씩 설명해주기를 원했고, 쓸데없는 대화가 늘어졌다. 고마워하기 보다는 '내가 너에게 소재를 제공해줬으니 나한테 고마워해라!'라거나 몇 시간 동안 대화를 하고 1만원 후원한 뒤, '내가 너한테 후원했으니 전혀 너한테 빚진 게 없다!'며 당당해했다. 절대적으로 시간이 없어서이기도 하고 너무 찾는 사람이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상처 받고 싶지 않아 댓글이나 DM으로는 답을 하지 않는다.

 

 

유튜브 초창기에는 라이브로 Q&A도 자주 진행했었다. 혼자 수십명이 쏟아내는 질문에 열심히 답했다. 최대한 상황을 잘 파악하고 이야기해주고 싶은 마음이 커서 어떤 구독자의 경우는 질문도 하고 대화를 나누며 라이브를 질문했다. 그런데 갑자기 날카로운 채팅이 눈에 들어왔다.

 

'지금 이 곳에 썸머님과 A 두 명만 있나요?'

 

그 분은 왜 자기 질문에는 대답을 해주지 않냐고 화가 난 것이다.

 

 

나는 3시간 동안 목이 터져라 수십개의 질문에 답하며 진땀을 뺐으나, 잠시 순서가 늦춰진 분의 원망만 들었다. 그 날의 경험 이후, 왠만하면 라이브 Q&A는 진행하지 않는다. 대신, 유튜브 멤버십을 대상으로 하는 라이브 Q&A나 유료 Zoom 모임은 계획 중이다.

 


 

무료로 소중한 것을 제공한다는 건 참 멋진 일이다. 하지만 내가 1인 지식기업으로... (수익은 안나니 기업가라는 말은 빼고) 컨텐츠 제작자로 살아오면서 느낀 거지만 공짜로 줄 때, 놀랍게도 더 무례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며 상처를 많이 받는다는 거다. 무료라는 것은 진입장벽이 없다는 의미이기에 누구나 와서 함부로 말하기 쉽다.

 

 

네이버 블로그는 양호한 편이다. 실명 인증을 해야 네이버 ID를 얻는 이유일테다. 유튜브는 심각하다. ID를 무한으로 만들 수 있으며, 실명을 인증할 필요도 없기에 익명성 뒤에서 쉽게 말하기 좋다. 그들은 무제한으로 유튜브 채널을 돌며 함부로 말하고, 평가하고, 훈수를 놓고, 지적하고, 말 한마디 꼬투리를 잡아 논리성을 내세워 공격한다. 식당이나 카페 같으면 밥 한그릇이나 커피 한 잔이라도 팔고 갑질을 당할텐데, 공으로 마음껏 갑질을 당한다. 나는 얼굴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외모 비하는 없으나, 주로 나의 목소리나 말투 등을 공격당한다.

 

 


 

코디펜던트 자료를 수집하고 책과 유료 영상에 필요한 정보를 나누는 작업 중

 

카페 내에서 여러 일이 있고 나서 유튜브 멤버십 영상(월 5,990원)으로 제공했던 영상들을 유료 영상으로 판매하기로 했다. 영상 가격은 보통의 유료 영상 가격을 받고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11월 단행본이 나오기까지 텀이 길어져 유튜브로 정기후원해주는 분들을 위해 보답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던 코디펜던트 회복에 집중한 심화 영상이었다. 영상에 대한 자료를 찾고 영상 자체를 제작하는데 반년이 걸렸다. 총 16개의 영상이며, 각 영상마다 과제가 있었다. 그리고 이 과제를 올릴 수 있도록 카페에 게시판을 만들었다. 이 내용으로 유료 강의를 하면 몇 명씩 모아 몇 년이고 강의할 수 있는 정도의 컨텐츠였지만 6천원에 공개하고 카페 내에서 소모임으로 서로 공부하는 것까지 허용했다.

 

 

그 결과는 참 씁쓸했다. 10만원 짜리를 6천원에 주었으니 나는 많이 주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은 '6천원'을 지불하며 순식간에 나의 "고객"이 되었다. 소모임에 대한 내용은 내게 보고되며 공유된다는 사실을 명시했음에도 분쟁을 해결하려는 내게 협조를 거부하며 당당하게 큰소리쳤다. 카페 내 모든 글을 삭제하고 일언반구도 없이 사라져 분위기를 엉망으로 만든 이는 내게 "기여"를 했다며 "고마워하라"고 했다. 어떤 이는 6천원을 줄테니 영상을 보내달라고 해서 3시간 동안 영상을 올리고 링크를 보내준 적이 있었다. 그녀 역시 6천원을 입금하고 자동적으로 나의 "고객"이 되었기에 '고맙습니다' 말 한마디면 끝이었다. 그 후, 본인이 일으킨 분란에 대해 자신이 관여하고 싶지 않은 일이며 내 일이니 내가 그 책임을 뒤집어 쓰라고 했다.

 


 

이 일을 하면서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지만 너무 많은 상처를 받았던 이유는 나 스스로 진입장벽을 너무 낮추었기 때문같다. 상처받고 힘든 이들이 누구나 찾아와서 무료로 양질의 정보를 얻고 서로를 응원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그러나 이것은 ' 누구나 와서 나를 함부로 대해주세요!' 라고 동네방네 광고한 꼴이었다. 회원들끼리 주고 받은 상처도 그들이 주고 받았던 위로만큼이나 상당함을 발견했다.

 

 

처음 제작해 본 실물 자료

 

 

필요한 정보는 계속 나누고 알리고 싶다. 하지만 상처를 받고 싶지는 않다. 나도 그리고 회원들도 상처를 덜 받기를 바랬다. 이런 마음에서 나는 네이버 카페는 더욱 철저한 등급 관리를, 영상은 부분 유료화를 진행하기로 했다.

 

 

 

홈페이지를 만들고, 나라에 신고를 하고, 상품 페이지를 꾸미고, 상품을 만들고.. 이 과정은 정말 쉽지 않았다. 홈페이지를 구축하는 비용이나 나라에 내야하는 면허세, 보증보험, 워크북 디자인 비용, 워크북 인쇄 비용... 드는 비용도 많았다. 그냥 이 영상들을 버리는 것이 차라리 속편하고 시간과 돈을 버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참 자주 들었다. 하지만 이 정보가 꼭 필요한 사람들이 소수라도 있으니 그냥 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내게 간절했기에 누구라도 그런 사람이 한 분이라도 있다면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제공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차라리 당당하자 싶었다. 1명이 볼 걸 100명, 1000명이 보면 더 좋은것이 아닌가! 라고 시작했지만... 이제는 100명, 1000명이 안봐도 상관없고, 정말 꼭 필요한 1명이 보면 금전적으로는 손해를 볼지언정 더 좋은 것이라 생각한다.

 

 

 

기버(Giver)이지만 상처받지 않고, 존중받는 제작자가 되고 싶다.

소중한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 시간 부자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