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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머 이야기/경제적 독립 프로젝트

가난의 대물림 끊기 // 선입견 깨부시기 _ 신축이 무조건 좋다? (2)

 

 

 

 

나는 남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내가 봐둔 10평대 역세권 구축 아파트를 밀어부쳤다.

 

 

그가 반대할수록

나는 그 아파트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다.

이렇게 자기 고집만 부리는 사람과

평생 살 수는 없다는 확신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공산당도 아니고

거주 이전의 자유는

헌법에 보장된 권리였다.

 

 

남편은 이혼할 마누라가 살 집임에도

본인 돈이 들어가서인지

이혼하는게 싫어서인지

나를 설득하려고 애를 썼다.

 

 


 

 

그는 무조건 신축을 사야한다는

부동산 기준이 확고했다.

 

 

신혼 살림을 할 때에도

낡은 방 두 개 빌라가 아니라

신축 원룸에서 살자고 한 사람이다.

 

 

원룸에서 도대체 어떻게

두 사람이 밥을 해먹고 빨래를 하냐고 이야기해보았지만

본인은 새벽같이 나갔다가

밤 늦게 들어올테니

실제로는 나 혼자 쓰는 거니 충분하다며

화를 내고 고집을 부렸다.

 

 

남편은 자취하며

관리가 잘 안된 노후된 빌라에 살았는데

수시로 보일러가 고장이 나는데

집 주인은 보일러 교체를 안해주고

벌레가 나오는 등

고생을 많이 한 탓이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리고 그 것이 나를 더 확고하게 만들어주었다.

 

 

무엇이냐면

 

 

어떤 사람의 눈에 보기에는

허름하고 낡은 집으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누군가는 그 집이 꼭 필요하다는 거다.

 

 

내 눈에 차는 집에만 사람이 사는 것은 아니다.

어느 집이든

집의 입지에 맞게 크기에 맞게 가격에 맞게

들어와 살 사람이 있다.

 

 

내 판단에는 오래되고 작더라도

이 입지라면

수요가 반드시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그리고 한국에 들어와

반짝거리는 새 집에 살고 있지만

이 작은 지방에도

인프라가 갖추어진 구도심은

기축 가격은 훨훨 날아가고

 

 

반짝거리는 새 아파트이지만

인프라가 없는 곳은

가격이 8년째

 

 

 

 

 

하고 있다는 점이다.

 

 

내가 이혼을 결심하고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밀어부치게 된 이유도

집에서 하루종일 살아야하는 나를 고려하지 않고

오직 새 건물만 고집했기 때문이 아니었나?

 

 

이 집에 사는 내내

나는 깨끗하고 좋은

감옥살이를 하는 기분이었다.

 

 

집은 건물도 중요하지만

앞에 나가서

버스나 지하철도 탈 수 있어야하고

도서관 가서 책도 빌려야하고

문화센터가서 줌바도 배워야지

 

 

집이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집 안에서만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한 번 입지에 따라 가격이 어떻게 변하는지

앞으로도 계속 지켜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