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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머 이야기/경제적 독립 프로젝트

가난의 대물림 끊기 // 빌라는 왜 팔기 어려울까?

 

 

빌라가 어때서?

 

 

 

 

 

 

1년 반 전, 한국에 들어왔을 때 너무 충격받은 말이 있었다.

바로 '빌라거지'였다.

빌라에 사는게 왜 거지지?

 

 

인생의 대부분을 1층짜리 한옥(흙집)에서 살아온 나는

반듯한 빌라에 사는 사람들을 늘 부러워했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기쁜 날은 태어난지 무려 20년 만에

네모반듯한 빌라로 이사 간 날이었다.

방과 방 사이를 신발을 신지 않고 왔다갔다할 수 있고

베란다에 빨래를 널면 되니 비가와도 빨래 걷는 걱정은 안해도 되었다.

무엇보다도 그저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 구조의 집에서 산다는 것만으로도 기뻤다.

 

 

 

 

 

 

 

 

서울 변두리에 빌라에서 살 때에도 크기가 작긴 했지만

신축이라 아파트도 있고

주인세대가 직접 관리하여 계단은 반짝거리고

위치도 좋았다.

이 가격에 그런 집은 없었다.

 

 

다만 해당 빌라의 세입자 계약을 전담하던 공인중개사 할아버지가

일은 잘하는데 성질이 괴팍하여 윽박지르며 막무가내로 일을 밀어붙여서

나갈 때 완전 대판 싸운 것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여담이지만 처음 들어가려고 계약할 때

할아버지는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마찰이 있어 다시 부동산을 오픈했다고 했다.

부동산은 부동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비좁아서

날이 좋을 때는 아예 주차장 벽에 지도를 붙여놓고

대충 못질해서 만든 나무 벤치에서 계약서를 쓰기도 해야했다.

 

 

아무튼 이런 부동산 사무실의 몰골 때문에

당시에는 자신이 피해자인 것처럼 상황을 구구절절 설명하며

왜 이런 위치에 급하게 오픈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나중에 생각해보면 할아버지가 피해자인게 아니라

그런 식으로 늘 갈등과 분쟁을 야기하니 결국 같이 일하던 사람들로부터 배척당했던 것이다.

 

 

이 일로 부동산 중개업자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매우 강해졌는데

많은 분들을 만나면서 느낀 것은

부동산 중개사는 Agent 이기 때문에

양쪽의 의견을 조율하는 역할이 주되어

그렇게 갈등과 분쟁을 중개사가 만드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것이었다.

한두번의 경험으로 너무 겁먹지 말자!

 

 

 

 

 

 

 

 

 

아무튼 그 때로부터 거진 10-2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으니

물론 사람들의 생활수준이나 의식이 많이 바뀌었겠지만

극단적으로 아파트를 선호하는 것은 참 이해가 가지 않았다.

 

 

구축 아파트보다 신축 빌라가 더 낫지 않나? 이런 생각도 있었고 ㅎㅎ

아무리 놀이터가 있다, 관리사무실이 있다, 분리수거가 편하다.. 하더라도

그 정도의 가격 차이가 생길 만한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알게 된 내용은 이렇다.

바로 빌라에 사는 사람들은 매수를 잘 안한다는 것이다.

세로 사는 것을 선호한다.

 

 

대체로 오피스텔과 빌라에 거주할 실수요자들은 매수를 하지 않는다.

빌라는 투자자나 실수요자 양쪽에게 매도하기 어려우므로 환금성이 떨어진다.

 

 


오피스텔 :
실요자가 매수하지 않는다.
투자자가 매수한다.
(가격상승은 적지만, 환금성이 높다.)

빌라 :
실수요자가 매수하지 않는다.
투자자가 매수하지 않는다.
(가격상승이 적고, 환금성이 낮다.)

아파트 :
실수요자가 매수한다.
투자자가 매수한다.
(가격상승이 쉽고, 환금성이 높다.)

 

 

 

위의 내용은 입지나 크기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그저 주거 형태로 대체적인 내용이다.

 

 

그러니까 내 집마련은

내가 주인 세대에 살면서 월세를 받겠다고 다가구나 다세대 주택을 산다거나

내가 땅을 사서 직접 건물을 올리거나

재개발 가능성이 높은 곳에서 몸테크를 하는 선택이 아니라면

 

 

대체로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것이다.

 

 



2009년 법원 경매를 통해 지방에 빌라 1채를 매입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지방의 빌라는 인기 있는 투자 대상이 아니었다. 나는 이 빌라를 대략 5,700만 원에 낙찰받았는데, 전세 4,000만 원으로 신고한 임차인이 살고 있는 상태였다. 주변 시세를 보니 빌라 전세가가 5,500만 원 정도였다.

(중략)

그런데 예상과 다르게 임차인은 계속 거주할 의사를 밝히며 재계약하고 싶다고 했다.

(중략)

임차인이 거주 의사를 맑힌 마당에 차라리 그에게 빌라를 매도하는 것이 낫겠다 싶었다.

너바나 : 안녕하세요? 주변 부동산에 물어보니 전세가가 대략 6,000만 원 정도 한다고 하네요. 혹시, 6,500만 원에 빌라를 매매하실 생각은 없으세요?

임차인 : 네. 일단 6,000만 원에서 100만 원만 깎아주시면 전세 계약하겠습니다.

너바나 : 에이, 그러면 제가 매매 가격을 100만 원 빼드릴 테니, 6,400만 원에 빌라를 매매하시는 건 어떠세요?

임차인 : 아니, 부동산 거품이 이렇게 심한 마당에 어떻게 집을 사요? 신문에서 전문가들이 그러던데요? 우리나라도 인구 고령화 문제가 심각해 앞으로 집값은 계속 떨어질 거라고.

안타깝게도 임차인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2년 뒤 그 빌라의 전세 가격이 9,000만 원으로 뛴 것이다. 그때도 나는 임차인에게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매매하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임차인은 역시 거절하고 오른 전세금을 내게 보내주었고, 우린 다시 재계약을 했다.

또다시 2년이 지났고 여전히 상황은 임차인의 바람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빌라의 전세 가격은 1억 2천만 원이 되었다. 그리고 임차인은 결국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나는 부동산과 맞벌이한다, 너바나> 전세 난민을 부추기는 사회

 

 

 

월급쟁이부자들의 너바나님이 쓰셨던

<나는 부동산과 맞벌이한다> 책을 읽었는데

결국 경매하라는 이야기가 나와서 조금 실망했다.

 

 

하지만 이번에 오피스텔 분양을 알아보면서

그리고 8년 전 거주하였던 동네의 빌라 전세, 매매 시세를 다시 복기하면서

왜 경매를 할 수 밖에 없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내가 구독하는 유튜버 중, 소사장소피아님이 계시는데.

그 분은 '돈 벌고 싶으면 경매를 해야한다'고 주장하신다.

 

 

빌라와 오피스텔은 제 값에 사면 시세차익을 내기 어렵다.

하지만 경매를 통해 빌라나 오피스를 시세대비 저렴하게 사서

복잡한 권리를 해결하고, 리모델링도 하고

시세만큼 세입자를 받거나 다시 팔면 된다.

 

 

 

 

 

 

 

아파트를 경매하면 되지 않느냐? 생각할 수 있지만

아파트는 누구나 선호하고 가격 분석이 쉽기 때문에

아파트를 경매로 산다하더라도 아주 저렴하게 사기 어렵다.

반대로 빌라 경매는 그만큼 경쟁률이 낮을 것이다.

 

 

또 하나 경매가 더 매력적이라고 느끼게 된 것은...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구입한다면

일반 직장인 입장에서 아마도 2년이나 4년에

많아야 다섯 채 정도 매수-매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경매는 투자금 회수가 빠르다.

2년, 4년이 아니라

법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리모델링을 하면

바로 투자금을 회수하고 시세차액을 만들 수 있다.

경매를 통해 속도를 빠르게 할 수 있는 것이다.

 

 

* 물론, 이런 물건들은 매도가 어렵기 때문에

정말 많은 공부를 통해 강한 확신을 가져야할 것이다.

내가 직접 매도한 부동산은 아니었지만

나는 부동산이 안 팔려서 거의 평생 고통 속에서 살았기 때문!

 

 

 

 

 

 

물론, 내가 당장 경매를 할 수는 없고...

일단 계속 공부를 하는 것으로 시작해야할 것 같다.

 

 

계속해서 좋은 방법을 찾아나가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