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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머 이야기/경제적 독립 프로젝트

가난의 대물림 끊기 // 아들에게 집 사주는 부모가 되기

 

 

 

 

 

 

우리 집 아이는 참 고집이 쎄다.

 

 

이 것도 언젠가 정리하려고 하는데

하이니드 (High need) 차일드라고 부르는

욕구가 많고 고집이 센 성향이라고 한다.

 

 

하이니드 차일드들은 잠을 잘 안자는데

세상이 이들에게는 유독 재미있고 흥미있게 느껴지며

흥분을 잘해서 수면 모드로 전환이 어렵기 때문이다.

 

 

아이는 지금까지도 씻을 때 울고 불고 난리가 난다.

30분은 울고 소리를 지르고

길 때는 2시간도 울었다.

6살을 향하는 요즘은 줄어들어 10-15분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 씻길 수는 없으니

인형을 데리고 양치하는 놀이를 하기도 하고

배쓰밤을 풀어 흥미를 유도하고

샤워캡과 바가지를 사용하여 조심스럽게 씻기지만

 

 

그저 더 놀고 싶어서

잠자기 싫어 싫다고 하니

밤마다 전쟁이다.

 

 

갑자기 왠 육아 이야기이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는 무려 육아 상담 서비스까지 받았었다.

그래도 소용이 없었다.

 

 

결국 남편과 내가 아이를 보쌈하듯 데려가고

바닥에 누워 완강히 저항하는 아이와 씨름했다.

결국 아이에게 안 씻을거면 집을 나가라고 했는데

아이는 당당하게 응수했다.

 

 

 

 

 

 

 

여기 개구리(아이) 집이야!
엄마, 아빠, 나가! 나가!

 

 

 

 

 

당황스럽고 웃음이 나왔지만 내색하지 않고 설명했다.

 

 

"개구리야, 이 집은 아빠 돈으로 산 아빠 집이야."

 

 

결국 아이는 울며 목욕을 했다.

 

 

목욕을 마치며 아이는 이렇게 물었다.

 

 

"개구리 집은 어딨어?

집은 어떻게 사는거야?"

 

 

다섯살부터 집없는 설움을 겪는 아이를 보니 짠했다.

 

 

"응. 개구리가 공부 열심히하고

나중에 어른되면

돈 벌어서 사면 되지."

 

 

아이에게 어른이 된다는 건

까마득한 미래일테고

아이는 더 절망스러워했다.

그 모습이 귀여워서 희망을 주기로 했다.

 

 

"혹시 알아? 개구리가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가면

엄마랑 아빠가 대학 근처에 집 하나 사줄지?"

 

 

그러자 아이는 이렇게 물었다.

 

 

"힝... 개구리가 공부를 조금만 잘하면 어떠케해..."

(못한다는 단어를 아직 모름.)

 

 


 

 

육아 에피소드이지만

이 사건은 나에게 많은 생각이 들게 했다.

 

 

나는 결혼할 때, 누구에게도 집을 받지 못했다.

집은 커녕 결혼비용조차 말이다.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내 힘으로 어려운 일을 해내는 나를 보며

스스로 자아도취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것은 세상물정 모르는

철부지의 생각이었다.

 

 

받은 것이 없다고

자녀의 도리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며

 

 

유형의 자산이건

무형의 자산이건

도리어 줄 것이 없는 부모가

자녀에게 더 많이 기댈 수 밖에 없음을

몰랐던 일자무식쟁이였다.

 

 

반반 결혼을 하건

맞벌이를 하건

취집을 하건

 

 

부부는 남/여로 이루어진 혼합복식이며

사회문화적으로 그리고 신체적으로

거부할 수 없는 성역할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먹어봐야 아는 나였다.

 

 

내가 부모에게 받은 것이 없으니

상대방도 그럴 것이라 기대하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자식들한테

몇 억짜리 집을 사줄 수 있을까?

머나먼 나라 이야기만 같았다.

 

 

물론, 부모님께 집을 받고 시작한 지인들이 있다.

그리고 그 부모님들은 자신의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 많았기 때문에

또한 물려받은 무형 자산이 많았기 때문에

좋은 직업을 갖거나

사업을 통해 돈을 불리거나 지켰고

자녀들이 결혼할 때에도 도움을 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고도

충분히 근검절약하여

자녀가 결혼할 때 집을 장만해준 부모들도 있었다.

 

 

유학시절 친하게 지내던 지인이

농담으로 이런 말을 했다.

시부모님이 지인의 가족이 한국에 들어오면

함께 살기 위해서

자신들이 사는 아파트 단지 내에

집 하나를 사두었다는 것이다.

 

 

그 때는 그 이야기를 듣고도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 시부모님은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

아들 가족을 위해

왜 미리 집을 사두었을까?

 

 

이 정도만 생각했던 것이다.

 

 


 

 

 

이렇게 소시민으로 열심히 아끼면서도

자녀의 집을 미리 마련해주는

부모들은 돈이 많지는 않았지만

결국 서울 집값은 우상향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 분들은 젊은 시절부터

근검절약을 하고 사치를 하지 않고 알뜰하게 살며

내 집 마련을 하였다.

 

 

내 집 마련을 하고 나니

자연스럽게 내가 사는 동네

아파트의 매매가가 한 눈에 들어올 것이고

집값은 결국 오른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전략 1. 전세를 끼고 미리 사둔다

 

 

동네를 다니다가 급매가 나온 물건이 있으면

재빨리 하나 사놓고

시세대로 전세를 맞춰 놓는다.

 

 

동네를 빠삭하게 알고 있으므로

급매를 잡을 수 있는 눈이 있을 것이다.

 

 

아들이 결혼하는 시점까지

2-4년 마다 오른 가격으로 전세 갱신을 한다.

 

매매가가 점점 오르지만

이미 6년 전, 8년 전 시세로 구입했기 때문에

결혼하는 시점에서

오른 전세를 빼도 부담이 적다.

 

 

몇 천만원에서 1억을 실투자하여

집사준 부모가 된다.

 

 

 

 

 

 

시간의 힘

인플레이션을 이용한 것이다.

 

 

 

 

전략 2. 계속 청약을 넣는다

 

 

현재 우리 가족이 사는 집이 있고

자식은 아직 결혼할 생각도 없지만

계속 청약을 넣는 것이다.

 

 

아들이 성인이고 타지에서 직장생활을 한다면

세대 분리를 하여

계속 넣는 것도 좋겠다.

 

 

청약경쟁률이 높아봐야 몇 백대 일이다.

 

 

청약이 되겠어?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자.

 

 

매주 구입하는 로또는 경쟁률이 800만 분의 1이다.

수 년을 투자해야하는 공무원 경쟁률은 몇 십대 1이다.

어지간한 채용 일자리 경쟁률은 100대 1이다.

 

 

지금이야 청약 경쟁률이 박터지지만

미분양이 넘치던 시절도 있었다.

아파트는 분양가 아래로 떨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

 

 

실제로 결혼 전,

(결혼할 상대가 없더라도)

아파트를 분양받아놓고

전세를 맞춰놓는 사람들도 많다.

 

 

바보같이 나만 몰랐던 것이다.

 

 

분양가대로 아파트를 사고

전세를 놓는다면

실투자금은 더 적을 것이다.

 

 

 


 

 

 

왜 제목에 아들한테 집사주냐고 하냐 하실 분이 있을까봐 쓴다면

저는 아들 맘이기도 하고

 

 

제가 본 바로는

아들, 딸 편애/차별하는 부모도 분명히 있지만

아들한테 잘하는 부모가 딸에게도 잘하덥디다.

 

 

수학 잘하는 친구, 생물 잘하는 친구, 영어 잘하는 친구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솔직히 말하면

수학 잘하는 친구가 국어, 물리, 제 2외국어까지 잘하지 않던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