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툰 (6) 썸네일형 리스트형 초록색 지붕집으로 가는 길 // 마음의 벗, 다이애나에게 충실할 것을 엄숙히 맹세합니다 앤 : 손을 잡아야 해. 이렇게. 원래는 흐르는 물 위에서 해야 하는데. 우린 그냥 이 길에 물이 흐른다고 상상하자. 내가 먼저 할게. 나 앤 셜리는 해와 달이 사라지지 않는 한 마음의 친구인 다이애나 배리에게 충실할 것을 엄숙히 맹세합니다! 다이애나 : 나 다이애나 배리는 해와 달이 사라지지 않는 한 마음의 친구인 앤 셜리에게 충실할 것을 엄숙히 맹세합니다. 나는 친구가 별로 없고 사회성이 부족하다. 이렇게 쓰고 나니 조금 부끄럽기도 하다. 나의 타고난 성향도 한 몫을 한다. 내향인이기 때문에 스트레스와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혼자 있는 시간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센서티브(예민한 사람, HSP, Highly Sensitive Person), 엠패스(Empath), 내향인 같은 개념은 나에게.. 초록색 지붕집으로 가는 길 // 에이본리에서 마음의 친구를 만날 수 있을까요? 전 유리에 비친 제 모습을 책장 안에 사는 다른 아이라고 생각했어요. 전 그 애를 캐시 모리스라고 불렀고 우린 굉장히 친했어요. 전 그 애한테 모든 걸 숨김없이 말했어요. 캐시는 제 삶의 위로였고 위안이었어요. 우린 책장에 마법이 걸렸다고 상상했어요. 제가 주문만 알면 캐시 모리스의 방으로 들어갈 수 있고, 그러면 캐시 모리스가 제 손을 잡고 꽃과 햇빛과 요정들이 가득한 멋진 곳으로 데려가는 거죠. 거기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는 거예요. 해먼드 아주머니 댁으로 갈 땐 캐시 모리스와 헤어져야 해서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어요. 캐시 모리스도 같은 마음이었구요. 어떻게 아냐면, 책장 유리문을 사이에 두고 작별의 입맞춤을 할 때 그 애도 울고 있었거든요. - 빨강머리앤 중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작품은 자서전 .. 초록색 지붕집으로 가는 길 // 소매가 볼록한 원피스 꼭 한 벌만 갖게 해주세요! 소매가 볼록한 원피스 한 벌만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꼭 한 벌만 갖게 해달라고 기도도 했는데. 사실 별로 기대도 안 했어. 하느님은 나 같은 고아가 입을 옷을 고민할 시간은 없을 테니까. 그래도 다행히 난 상상력이 있잖아. 저 옷들 중 하나가 아름다운 레이스 장식이 있고 삼단으로 부푼 볼록한 소매가 달린 눈처럼 하얀 모슬린 원피스라고 상상하면 돼. 빨강머리앤 중 마릴라와 매슈가 원체 검소하게 사는 탓에 나는 초록색 지붕집이 가난한 축에 속하는 줄 알았다. 사실 소설 속 그 어디에도 초록색 지붕집이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글은 없었지만, 내가 평생 가난하게 살았으니 내 환경을 주인공에게 무의식적으로 대입하여 추측했으리라. 앤이 유행하는 옷이 없어 소외감을 느낀 것이나, 발표회에 신을 예쁜 덧신이 없어 .. 초록색 지붕집으로 가는 길 // 난 초록색 지붕 집의 앤이야 초록색 지붕 집의 앤이야. 내가 코딜리어라고 상상할 때마다 주근깨투성이에 잿빛 눈동자를 가진 네가 보여. 하디만 집 없는 앤보다 초록색 지붕 집의 앤이 백만 배는 더 좋지 않니? 안녕, 눈의 여왕님! 다이애나가 내게 마음의 친구가 되어줄까요? 앤은 늘 자신을 코딜리어 공주라고 상상하며 힘든 시간을 견뎠다. 초록색 지붕집에 머물기로 정해진 날도 앤은 자신은 코딜리어 공주라고 상상을 하기 시작했다. "지금부터는 상상으로 이 방을 꾸며야지. 바닥에는 분홍 장미 무늬가 있는 하얀 벨벳 카펫이 깔렸고, 창에 분홍 실크 커튼이 드리워졌어. 이건 소파고 분홍색, 파란색, 진홍색, 황금색의 휘황찬란한 실크 쿠션이 가득 놓여있지. 난 그 위에 우아하게 기대어 앉아 있는 거야. 나는 키가 크고 위엄이 넘쳐. 하얀 레이스가.. 초록색 지붕집으로 가는 길 // 바닷가 길이라니, 근사해요 바다는 정말 경이롭지 않아요? 언젠가 메리스빌에 살 때였는데 토머스 아점시가 화물차를 빌려와서 우리를 전부 태우고 16km 정도 떨아진 바닷가로 놀러갔어요. 그날도 내내 아이들을 쫓아다녀야했지만, 그래도 한순간 한순간이 모두 즐거웠어요. 그런데 여기 바닷가가 메리스빌의 바닷가보다 더 멋있어요. - 빨강머리앤 중 "우리 바다보러가자!" 교회 주일학교 교사 모임이 끝나고 한 오빠가 외쳤다. "바다요?" 나는 집에 가서 쉬고 싶었지만, 웅성웅성하더니 이내 교회 봉고차 안에 인원 맞게 교사들이 앉았고 휩쓸려 같이 바다로 갔다. '도대체 그 먼 바다를 이 저녁에 어떻게 간다는 거야?' 하지만 나의 걱정도 잠시, 몇 십분 달리고 나니 바다에 도착했다. 그 바다는 월미도였다. 서울에도 이렇게 가까운 바다가 있다고? .. 초록색 지붕 집으로 가는 길 // 앤, 너를 만나러 갈까? "벌써부터 이 섬이 마음에 쏙 들어요. 여기서 살게 되서 정말 기뻐요. 프린스 에드워드 섬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이라고 들었어요. 이 섬에서 사는 상상을 많이 했는데, 정말 여기서 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상상이 현실이 되면 정말 기쁘잖아요." [빨강머리앤] 중 나는 내 나이 서른 중반에 10대, 20대 때 적었던 버킷 리스트의 대부분을 이뤘다. 그도 그럴 것이... 버킷 리스트의 대부분은 혼자 유럽 배낭여행 가기, 나이아가라 폭포 여행하기,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보기 등 여행과 관련한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유명 여행지들을 아는대로 적었던 덕에, 미국에 5년 동안 거주하면서 버킷 리스트는 대부분 채울 수 있었다. (사람은 바라고 꿈꾸는 것에 무의식적으로 가까워지고 때로는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