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썸머 이야기

(144)
다이애나를 불러 차를 마셔도 좋다 "낮에 다이애나를 불러서 같이 차를 마시며 놀아도 된단다." "오, 아주머니! 역시 아주머니도 상상력이 있르셨군요. 그게 아니면 제가 그걸 얼마나 바랐는지 절대 모르셨을 테니까요. 신나기도 하고 어른이 된 기분도 들어요. 탁자 상석에 앉아 차를 따르는 제 모습이 상상이 돼요. 그러고는 다이애나에게 살탕을 넣겠내고 묻는 거예요! 당연히 설탕은 넣지 않는다는 걸 알지만, 마치 모르는 것처럼요. 과일 케이크를 한 조각 더 먹으라ㄱ접시를 밀어 주고 잼도 더 권하고요. 오, 아주머니, 생각만으로도 신나요." - 빨강머리앤 중 빨강머리앤에서는 차를 마시러 오라거나 차에 초대한다는 표현이 많이 온다. 도대체 왜 사람을 불러서 밥은 안주고 차와 쿠키, 케잌을 주는 걸까? 손님이야 그렇다쳐도 힘들게 감사농사를 지어 허기..
초록색 지붕집으로 가는 길 // 홍당무! 홍당무! (앤 & 길버트 1) "홍당무! 홍당무!" 앤은 활활 타오르는 눈으로 길버트를 봤다. 쳐다보기만 한게 아니었다. 앤은 튀어 오르듯 일어났다. 앤은 분노로 이글거리는 눈길을 길버트에게 던졌고 화가 난 나머지 눈물까지 글썽였다. 그다음 '퍽'하는 소리가 났다. 앤이 석판으로 길버트의 머리를 내리쳤고 석판이 깔끔하게 두 동강이 났다. 에이본리 학생들은 늘 이런 소동을 좋아했다. 모두들 놀라면서도 신나서 '와' 하고 탄성을 질렀다. 앤은 11살에 미래의 남편을 만난다. 철천지 원수로 말이다. 사건의 발달은 이러했다. 길버트는 매우 잘생기고 키가 큰 매력적인 남자아이였다. 길버트는 여자아이들의 시선을 받는 것에 익숙한데, 새로온 전학생 앤은 자신을 거들떠보지도않는 것이었다. 길버트는 앤에게 주의를 끌고자 노력해보지만 실패하게 되고, ..
초록색 지붕집으로 가는 길 // 아이스크림은 천상의 맛이었답니다! 전 아직 한 번도 아이스크림을 못 먹어 봤단 말이에요. 다이애나가 어떤 맛인지 설명해 주려고 애썼는데, 상상만으로 아이스크림 맛을 알기는 힘든 것 같아요. 아이스크림은 말로 표현을 못 하겠어요. 마릴라 아주머니, 천상의 맛이었가는 건 확실해요. 빨강머리앤 소설 속에는 먹는 이야기가 참 많이 나온다. 흔하게 등장하는 것은 각종 과일들인데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 주민들은 대부분 직업이 농부인 관계로 집 앞에 과수원을 하나씩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자신의 집에 열린 사과를 따가지고 다니며 간식으로 먹는다. 각종 과일을 넣어 만든 케이크나 청, 음료도 소설 속에서 자주 등장한다. 밀가루와 설탕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시대였기에 케이크나 쿠키, 빵 종류도 식사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하지만 이 시..
초록색 지붕집으로 가는 길 // 연인의 오솔길은 낭만적이야 정말로 연인들이 걸어 다닌다는 얘기는 아니에요. 다이애나하고 같이 정말 아름다운 책을 읽었는데 거기에 '연인의 오솔길'이 나오거든요. 우리도 그런 길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름도 참 예쁘잖아요. 무척 낭만적이고요! 캐번디쉬의 초록색 지붕집 박물관에는 연인의 오솔길 (Lover's Lane)이라는 작은 표지판이 붙은 산책로가 있다. 소설 속, 앤이 등교하기 위해 지나가는 길이 바로 이 연인의 오솔길이다. 거창한 이름과는 다르게 실제로 걸어본 연인의 오솔길은 좁고 소박했다. 이렇게 평범한 산책로는 앤과 다이애나의 상상력으로 인해 연인이 걸어다니는 낭만적인 길이 되었다.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남편과 연인의 오솔길을 걸어보았다.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들어왔다. 다이애나와 앤의 미팅 포인트였던 통..
초록색 지붕집으로 가는 길 // 마음의 벗, 다이애나에게 충실할 것을 엄숙히 맹세합니다 앤 : 손을 잡아야 해. 이렇게. 원래는 흐르는 물 위에서 해야 하는데. 우린 그냥 이 길에 물이 흐른다고 상상하자. 내가 먼저 할게. 나 앤 셜리는 해와 달이 사라지지 않는 한 마음의 친구인 다이애나 배리에게 충실할 것을 엄숙히 맹세합니다! 다이애나 : 나 다이애나 배리는 해와 달이 사라지지 않는 한 마음의 친구인 앤 셜리에게 충실할 것을 엄숙히 맹세합니다. 나는 친구가 별로 없고 사회성이 부족하다. 이렇게 쓰고 나니 조금 부끄럽기도 하다. 나의 타고난 성향도 한 몫을 한다. 내향인이기 때문에 스트레스와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혼자 있는 시간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센서티브(예민한 사람, HSP, Highly Sensitive Person), 엠패스(Empath), 내향인 같은 개념은 나에게..
초록색 지붕집으로 가는 길 // 에이본리에서 마음의 친구를 만날 수 있을까요? 전 유리에 비친 제 모습을 책장 안에 사는 다른 아이라고 생각했어요. 전 그 애를 캐시 모리스라고 불렀고 우린 굉장히 친했어요. 전 그 애한테 모든 걸 숨김없이 말했어요. 캐시는 제 삶의 위로였고 위안이었어요. 우린 책장에 마법이 걸렸다고 상상했어요. 제가 주문만 알면 캐시 모리스의 방으로 들어갈 수 있고, 그러면 캐시 모리스가 제 손을 잡고 꽃과 햇빛과 요정들이 가득한 멋진 곳으로 데려가는 거죠. 거기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는 거예요. 해먼드 아주머니 댁으로 갈 땐 캐시 모리스와 헤어져야 해서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어요. 캐시 모리스도 같은 마음이었구요. 어떻게 아냐면, 책장 유리문을 사이에 두고 작별의 입맞춤을 할 때 그 애도 울고 있었거든요. - 빨강머리앤 중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작품은 자서전 ..
초록색 지붕집으로 가는 길 // 소매가 볼록한 원피스 꼭 한 벌만 갖게 해주세요! 소매가 볼록한 원피스 한 벌만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꼭 한 벌만 갖게 해달라고 기도도 했는데. 사실 별로 기대도 안 했어. 하느님은 나 같은 고아가 입을 옷을 고민할 시간은 없을 테니까. 그래도 다행히 난 상상력이 있잖아. 저 옷들 중 하나가 아름다운 레이스 장식이 있고 삼단으로 부푼 볼록한 소매가 달린 눈처럼 하얀 모슬린 원피스라고 상상하면 돼. 빨강머리앤 중 마릴라와 매슈가 원체 검소하게 사는 탓에 나는 초록색 지붕집이 가난한 축에 속하는 줄 알았다. 사실 소설 속 그 어디에도 초록색 지붕집이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글은 없었지만, 내가 평생 가난하게 살았으니 내 환경을 주인공에게 무의식적으로 대입하여 추측했으리라. 앤이 유행하는 옷이 없어 소외감을 느낀 것이나, 발표회에 신을 예쁜 덧신이 없어 ..
초록색 지붕집으로 가는 길 // 난 초록색 지붕 집의 앤이야 초록색 지붕 집의 앤이야. 내가 코딜리어라고 상상할 때마다 주근깨투성이에 잿빛 눈동자를 가진 네가 보여. 하디만 집 없는 앤보다 초록색 지붕 집의 앤이 백만 배는 더 좋지 않니? 안녕, 눈의 여왕님! 다이애나가 내게 마음의 친구가 되어줄까요? 앤은 늘 자신을 코딜리어 공주라고 상상하며 힘든 시간을 견뎠다. 초록색 지붕집에 머물기로 정해진 날도 앤은 자신은 코딜리어 공주라고 상상을 하기 시작했다. "지금부터는 상상으로 이 방을 꾸며야지. 바닥에는 분홍 장미 무늬가 있는 하얀 벨벳 카펫이 깔렸고, 창에 분홍 실크 커튼이 드리워졌어. 이건 소파고 분홍색, 파란색, 진홍색, 황금색의 휘황찬란한 실크 쿠션이 가득 놓여있지. 난 그 위에 우아하게 기대어 앉아 있는 거야. 나는 키가 크고 위엄이 넘쳐. 하얀 레이스가..
노력이 부족하고 재능이 모자라 가난한걸까? / 부자들만 아는 성공 공식 / 공정하다는 착각 35살까지 가난하다면 그건 네 책임이다. 당신이 가난한 이유는 야심이 없기 때문. 알리바바 다윈 회장 처음 다윈의 말을 보았을 때, 나는 매우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계속해서 비슷한 메세지들이 세상에 쏟아져나온다는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은 외친다. 책을 읽어라! 혹은 책을 읽지말고 책을 써라! 강의를 들어라! 혹은 강의를 듣지말고 강연을 하는 메신저가 되어라! 빚을 내서 투자하라! 혹은 절약해라! 이런 메세지를 계속 듣다보니 좋은 점은 열심히 살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딘가 찝찝한 마음이 들었다. 내 주위에는 열심히 살지 않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그 방법과 수단이 다를 뿐, 누구나 자기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해 살고 있었다. A라는 친구와 B라는 친구는 비슷한 시기에 결혼하여, 비슷한 ..
초록색 지붕집으로 가는 길 // 잘자요, 반짝이는 호수님 잘자요, 반짝이는 호수님. 전 늘 제가 사랑하는 것들에게 잘 자라고 인사해요. 사람들한테 하는 것처럼요. 저 호수가 제게 웃어 주는 것 같아요. - 빨강머리앤 중 '반짝이는 호수'라는 표현은 그저 '반짝반짝 작은별'의 동요 구절처럼 타성에 젖은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호수니까 반짝인다고 붙여놨겠지 하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막상 프린스 에드워드 섬의 크고 작은 연못들을 보니 눈이 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분명 연못(Pond)라고 지명에 적혀있지만, 한국에서 보던 연못과는 규모가 달랐다. 하지만 호수(Lake)는 아니었다. 그런 연못들이 프린스 에드워드 섬에는 곳곳에 있었다. 우리 가족은 운전을 하며 프린스 에드워드 섬을 다녔는데 무척이나 즐거운 경험이었다. 바닷가와 숲, 호수가 한데 어우러진 예쁜 섬이었다. ..